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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훈련소에서 처음 접했다. 같은 동기가 들고 들어온 걸 빌려서 약간 봤는데 사실 첨에 표지만 보고는 야한 책인 줄 알았다는...ㅡ.ㅡ;;
이번에 도서관에서 드디어 빌려서 봤다. ㅋㅋㅋ
오르한 파묵은 생소하다. 터키의 작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16세기를 배경으로 세밀화가들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로 이어가는 내용이다. 전개방식이 독특한 게, 시간이 흐르면서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서 각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인데 심지어 무생물(예를 들어 빨강, 죽음, 그림) 들까지 화자의 하나로 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희생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그런식으로 한 챕터씩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첨엔 다소 당황했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진행을 파악하는데 힘들었다. 특히 배경이 터키라는 (당시에는 오스만 투르크지만) 것 때문에 용어나 배경이 다소 파악이 어려웠다. 아무튼 살인 사건만이 아니라 주인공인 카라와 세큐레의 러브스토리도 하나의 큰 줄기이며 그 와중에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세밀화가라는 특수 집단의 이야기여서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역사추리물 구조이지만 동서양의 경계에 있는 이스탄불의 시대적 배경과 그 속에서 그 사회적 중요성이 떨어지면서 겪는 세밀화가들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면서 현대 터키의 사회문화적 이슈를 다뤘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볼만한 책이었다.
인터넷에서 세밀화들을 다소 찾아볼 수 있었다.
휘스레브와 쉬린의 이야기를 비흐자드가 그린 것이 책에서 중요하게 인용된다...
비흐자드는 실제로 존재했던 유명한 세밀화가였다...
세밀화는 평면적이고 단면적으로 건물을 보여준다. 그리고 거리에 상관없이 사람을 크게 그린다. 비록 개가 더 가까이 있어도 개는 작게 그린다. 그리고 술탄은 크게 그린다. 이렇듯 종교적으로 중요하지 않는 것을 크게 그리는 것을 불순한 행동으로 보아서 특이한 그림 양식을 보인다.
참고로 용어들
술탄 : 일종의 군주, 왕
칼리프 : 종교적 지도자
샤 : 왕 중의 왕, 아마 왕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고 여기서 체스라는 말이 나왔다네요
파샤 : 무관정도로 쓰이는 듯
이맘 : 크고 작은 종교 단체의 지도자
등등
사실 중동 지방의 정치적인 사회적인 구조와 역사를 잘 몰라서 ㅡ.ㅡ;;
아무튼 잼있고 색다른 소설을 접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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